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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독도로 가는 배
    독도로 가는 배 

    독도로 가는 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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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*성명: 이우일

    *연락처

       - E-mail : lwi1205@hanmail.net

     

    *경력: 죽장초등학교 교감 정년퇴직

    *입상: 교원예능경진대회 3회 입상(시조), 재생백일장 입상(), 영남문학 시부문 신인상 수상(2019년 겨울호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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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제 10회 대한민국 독도 문예대전 우수작
    충성, 휴가 나왔습니다! 

    충성, 휴가 나왔습니다!


   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영양여자고등학교 3학년 정 인 향

    내일은 오빠가 전투 정찰로 군입대를 하는 날이었다. 읍내에서 미용실을 하는 엄마는 직접

    오빠의 머리를 깎아 주겠다며 오빠를 가게로 불러 앉혔다. 하지만 분위기는 어딘가 어색했다.

    오빠의 머리카락은 점점 짧아져갈 때 엄마의 손동작은 점점 무겁기만 했다.

    나는 소파에 기댄 채로 오늘 따라 왜 다른 손님이 안 올까. 오늘 구름은 뭉게구름 같다, 하

    는 의미 없는 말들을 하며 출입문을 바라 봤다. 출입문 밖으로는 해가 산모퉁이에 매달려 있

    었다. 한숨 자고 일어나면 우리 오빠가 첫 입대를 하는 날이라 그런 것일까. 오늘 따라 해가

    느리게 움직이는 것 같았다.

    소파에 기대 해가 느리게 움직여달라고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되뇐 게 효과가 있는 것 같기

    도 했다. 군대 가는 사람은 오빤데 내 마음이 이상하게 초조해졌다. 한 집안의 장남인 오빠가

    한동안 자리를 비우면 어떤 기분 일까. 오빠에 대한 생각에 조잘대던 입이 다물어지고 그럴수

    록 엄마의 가위질 소리가 무겁게 들려왔다. 집에 와서 저녁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였다. 며칠

    전까지 만하더라도 입꼬리가 잔뜩 올라가 드디어 독도 경비대에서 근무할 수 있다, 의경에 붙

    었다, 하며 노래를 부르더니 오늘 아침밥을 먹는 모습을 보니 머리카락부터 발끝까지 잔뜩 긴

    장된 태세였다. 심지어 오빠의 우걱거리는 입 모양까지 잔뜩 굳어져 보였다. 그래도 해는 무

    심히 떴다. 집안은 금세 밝아졌고 오빠와 우리는 해가 뜨자 마 자 시외 버스터미널로 향했다.

    엄마와 나는 터미널 입구에서 여전히 굳어있는 오빠를 꼭 안아 주었다.

    "아버지 뵙고, 독도도 지키고, 우리 아들 멋있다. 잘하고 와,“

    엄마의 목소리는 자부심과 걱정이 잔뜩 뒤섞여있는 것 같았다. 나도 엄마의 말을 듣자마자

    바다에서 순직하신 아빠의 얼굴이 문득 그려졌다. 어렸을 때 돌아 가셔서 액자 속에만 남아있

    는 그 인자한 미소, 그 액자 속의 따뜻한 미소가 오빠의 얼굴에 겹쳐 보이는 것 같았다.

    아빠는 해양 경찰이었다.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사고로 순직하셨다. 사실, 오빠도 나도

    아빠를 원망했던 게 사실이다. 왜, 그렇게 빨리 세상을 떠났느냐고 말이다. 커서 철이 든 오빠

    가 애써 독도 경비대를 자원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. 아빠의 뒤를 이어 조국의 바다를 지키겠

    다는 일념.

    "잘 다녀올게, 잘 있고." 오빠는 안부 인사를 마지막으로 곧바로 버스를 탔다. 오빠가 반 버

    스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곧장 시야에서 벗어났다. 오빠가 버스를 타고 떠나자마자 터미널 입

    구에 길게 늘어선 엄마와 나의 그림자가 오늘따라 흐려 보였다.

    오빠가 언제 휴가를 나올까, 건강은 잘 챙기고 있는 건가?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와중에도

    끝없이 드는 오빠 걱정에 머리가 지끈거리던 찰나, 생각보다 몇 개월이 따르게 지나갔고 오빠

    는 멋지게 군복을 입은 채 입을 둥그렇게 말아 웃으며 미용실로 찾아왔다. 그리곤 나를 향해

    정자세로 인사를 건냈다. 충성! 휴가 나왔습니다! 마침 엄마가 잠시 마트에 나간 사이라 내가

    카운터를 맡고 있어야했지만, 오빠가 오자마자 이때까지 묵혀 둔 질문을 던지느라 카운터는

    쳐다보지도 않았다.

    "오빠! 독도 어때? 안 힘들었어? 위험한 일은 없었고?“

    오빠가 오자마자 턱 끝까지 찬 질문이 늦가을 바람에 낙엽 떨어지듯 후드득 뱉어졌다.

    "응. 힘들긴 했지만 그만큼 즐거웠어. 우선 내가 하고 싶어 하던 일이었잖아. 다 흐려진 기

    억이지만 아버지 생각도 문득 나고.“

    오빠는 어딘가 어색해진 말투로 몇 마디를 짧게 대답해 주더니 독도 경비대에 대한 이야기

    를 장황하게 설명해 주었다. 오빠가 설명해 준 독도 경비대를 요약하자면 음, 우선 독도경비

    대는 굉장히 멋있는 부대라는 것이다. 독도경비대는 불철주야 독도를 지키기 위해 항상 긴장

    을 늦추지 않는다고 했다. 게다가 훈련은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. 훈련 시간만 되면 모두들 정

    말 오로지 훈련만을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 같아 보이기도 한다고 했다.

    "물론, 전부가 좋았다고 말할 순 없지, 단체 생활을 하나 보니.“

    오빠는 훈련을 하며 힘들었던 순간이 꽤 있었다고 했다. 그렇지만 기상 훈련을 마치면 느껴

    지는 독도의 투명한 아침향기, 해가 뜨면 흐르는 독도의 하얀 구름과 끝없이 펼쳐진 하늘. 독

    도에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행복한 미소. 옷깃을 펄럭이게 하는 독도의 저녁 바람에 하루 동안

    힘들었던 일들은 시원한 파도에 쓸려 나가듯 사라진다고 했다. 또,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모

    래알만큼이나 원망했던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워졌다고 했다.

    오빠의 말을 듣다 보니, 나는 독도에 대한 역사만 알고 있었지, 독도경비대에 대한 것은 표

    면적인 것 밖에 몰랐구나,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. 독도 경비대가 독도를 지키는 훌륭한 부

    대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, 독도 경비대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, 독도경비대의 역사가

    어떤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던 것이다. 특히, 오빠가 들려준 이야기 중에서 감명 깊었던

    건 자발적으로 독도를 지키기 위해 경비대를 조직한 민간인들이 있었다는 이야기였다. 신라의

    이사부에서부터 한국전쟁 직후에 자발적으로 모인 독도의 수비대원까지, 수많은 사람들의 땀

    과 눈물이 있었기에 오늘날, 아름다운 섬 독도가 우리 길에 존재하게 되었다는 사실도,

    다음날. 학교에 가서 나는 친구들에게 오빠와 독도 자랑을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. 그

    리고, 이제부터라도 독도에 대해 보다 체계적으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. 나의 꿈은 초등

    학교 선생님이다. 이를 바탕으로 먼 훗날 교단에 서게 되면 아이들에게 올바른 역사 교육을

    시키고 싶다.

    충성, 다녀오겠습니다.

    부대로 복귀하는 오빠의 우렁찬 경례 소리가 골목을 울린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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